SBS 스페셜 [학교의 눈물]이 시청자들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했다.
13일, 신년 특집 SBS 3부작 스페셜 [학교의 눈물]이 1부 '일진과 빵셔틀' 편으로 첫 선을 보인 결
과, 시청자들에 큰 충격 뿐 아닌 아픔과 공감을 동시에 이끌어 호평을 받고 있는 것.
배우 류덕환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된 [학교의 눈물] 1부에서는 세상을 경악케 했던 대구 중학생
자살 사건의 부모님 이야기로 첫 문을 열었다. 학교 선생님이 직업인 부모님 밑에서 자랐지만 왕
따와 괴롭힘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택했고, 이후 아이의 부모는 모두 학교를 그만두고 우울증 약
까지 먹으며 겨우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었다.
가해 학생들의 폭력 수준은 아이들의 행동이 맞을까 의심스러울 수준. 무차별 폭언과 폭행, 상습
돈 갈취에 담배, 빵 심부름은 기본이었다. 라디오 선을 목줄로 만들어 묶은 채 끌고 다니며 바닥에
뿌려놓은 과자 부스러기를 주워 먹게 하는가 하면 가방에 아이스크림을 넣어 흔들어 놓아두고, 본
드를 옷에 발라 찢어놓는 등 인격을 무시한 놀림을 즐기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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◇ 13일 방송된 [학교의 눈물] 1부 '일진과 빵셔틀' 편. ⓒSBS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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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학교의 눈물]에서는 폭력을 일삼는 삐뚤어진 아이들과 그들로 인해 비참해진 삶을 살고 있는 아
이들이 가득한 교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. 그 지독한 가해 학생들이 재판대에 선
모습을 통해 그들도 다르지 않은 또래 평범한 학생들이라는 것을 증명해줬다.
재판대에 선 학생들은 뒤늦은 후회에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호소에 호소를 거듭
하고, 재판관의 호된 꾸짖음에 무서워하며 무릎을 끓은 채 비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. 이를 통해
찾아낸 더욱 충격적인 결과는 가해학생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이 왕따 폭력 문제를 더욱 키웠
다는 점이다.
가해 학생들 중 상당수는 의외로 화목하고 편안한 가정에서 자랐는가 하면, 성적도 매우 우수한
이들이 많았다. 학급 회장과 반장을 도맡고 각종 상을 휩쓴 아이의 경우도 있었다. 그런 그들이 다
른 친구를 구타하고 돈을 갈취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그들의 선생님과 부모님은 대부분 사실
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원인도 도저히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.
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가해학생들에게 숨겨진 공통점이 있었다. 대부분 자신이 가해자가 되기 전
피해자의 입장에 놓여 있었던 것. 자신도 왕따를 당하며 집단 구타를 당하곤 했던 아픈 기억을 갖
고 있었다. 괴롭힘을 당하며 참아온 화를 집에 와서 풀다가 그조차 여의치 않으면 다른 친구에게
똑같은 괴롭힘을 가해 스트레스를 풀게 되는 것. 결국 폭력이 폭력을 부르듯 왕따가 또 다른 왕따
를 만들어가고 있는 현실이었다.
이날 방송에서 이 같은 청소년 문제들을 전문 담당해 온 재판관은 "왕따 폭력 문제는 솔직히 가해
학생들만 탓해서는 안된다고 본다. 우리 사회가 만들어 냈으니 우리가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한
다"고 강조했다.
방송 직후 시청자들 역시 비슷한 반응 '부모로서 함께 책임을 통감했다' '일단 가정에서 먼저 신경
을 써야 한다. 우리 아이가 가해든 피해 쪽이든 세심히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관심을 기울이면 해
결될 수 있을 것 같다' '아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주는 것은 어른들 몫이다' 등 비슷한 의견을 쏟아
내고 있는 상황.
이날 [학교의 눈물]은 늦은 시간 방영된 다큐멘터리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7.7% 시청률을 기록,
시청자들의 호평과 관심을 동시에 이끌어냈다. 오는 20일과 27일에 각각 2부 ‘소나기’, 3부 ‘질풍노
도를 넘어’가 전파를 탄다.[데일리안 연예 = 손연지 기자]